자연주의 여행 끝에 닿은 순수 야생차의 세계
‘차의 귀향’, 차가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저자는 그것을 한마디로 순수 100퍼센트 야생차에서 찾는다. 그리고 그 자신도 서울을 탈출(?)해 남녘, 전남 곡성의 산속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자연으로 돌아가는 일이 말처럼 쉬운 것도 아니고, 그 속에서의 삶이 ‘웰빙’스러운 것도 아니다. 야생차 씨앗이 뿌려져 자라고
어엿한 나무가 되어 야생차를 내놓을 만큼의 신산한 날이 차나무에게도, 야생다원을 일구는 저자에게도 닥쳐온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야생차밭을 일구는 이야기와 야생차를 마시는, 즉 다도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그 방법을 일러주는 내용만으로 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야생차밭을 일구는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수많은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 그들 속에서 겪는 서울의 매연만큼 힘든 과정이 녹아 있다. 차 한 잔의
여유는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를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알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다도는 차 만들기의 전 과정을 담은 차 한 잔의
의미를 마시는 행위다. 이 책은 그 점을 한 사람의 고집을 통해 미려하게 알려주고 있다.
야생차를 찾아 남녘 산으로
간 까닭은…
산에서 데려와 길들였던 것을 다시 산으로 되돌아가게 하는 것, ‘인공 재배’를 ‘순수 야생’으로
되돌리고자 하는 시도는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일이어서 문명에 대한 반항이자 기득권의 포기이기에 걱정스런 시선들이 쏟아졌다. 다만 웰빙에서
힐링으로 바뀌는 추세가 한줄기 빛이 되어 내리쬐었다. 바야흐로 육질적 행복 추구에 동반된 마음의 병을 치유할 곳을 찾고자 하는 것이었다. 웰빙에
이르기까지 병이 축적된 원인은 지나친 인위 탓이고 그 병의 원인 치료제는 단연 무위의 자연이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산속의 명상처를 찾고
인문학 강의를 듣는 것이다. 저자는 일찍이 오랫동안 <한겨레신문>에서 ‘자연주의 여행’을 취재하면서 무위자연의 진수를 사람의 몸과
마음에 전이시켜주는 최고의 자연물이 차[茶]임을 깊이 인식해오던 터였다. 차에 도道가 붙는 것[다도茶道]이 이를 입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