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차 만드는 시기가 돌아왔습니다.

순수 자연의 품속에서 살고 있는 산절로야생다원 차나무들은 지난 겨울에도 전혀 동해를 입지 않아서

지금 벌써 참새 혀처럼 삐쭉하고 토실토실한 연록색 새 찻잎들을 조금씩 내밀기 시작했습니다.

 

산절로야생다원에서는 올해 새로 경북 구미에 있는 사랑채가마솥에서 대형 전통 가마솥(태솥) 하나를 특별 주문하여 흙아궁이를 새로 앉혔습니다. 기존 써오던 녹차솥(운틴가마 제품)이 있으나 요즘 녹차솥은 솥 안쪽 구조가 원형에 가까워서 솥바닥이 비교적 반반한 전통 가마솥과는 다릅니다. 산절로야생다원은 다산 선생이나 초의 스님 들이 전념했던 '전통 제다' 복원 전승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전통 가마솥을 사용하는 게 그 취지에 맞겠다는 생각을 새로 하게 된 것입니다.

 

제가 십 수년전 제다를 시작했을 때의 기억으로는 산절로야생다원에서 맨 처음 난 찻잎으로 제다를 한 녹차가 찻잎의 생생한 허브향을 살린 최상의 질을 지녔었고 그때 제다솥이 전통 가마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솥에서 향색맛을 제대로 살린 녹차가 나온 이유는 솥안이 고르게 반반해서 찻잎들이 골고루 충분한 열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사랑채가마솥에 솥바닥을 보통 솥보다 더 두껍게 해달라고 특별주문했더니 아직 써보지는 않았지만 썩 맘에 드는 솥이 왔습니다. 저는 어제까지 아궁이 앉히기를 완료했고 오늘부터 그 아궁이에서 솥길들이기를 합니다. 산절로야생다원 가시나무와 잡목 베기도 어제로 끝났습니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벌써 뱀이 출현하는데 찻잎 딸 때 조심해야겠습니다.

 

천혜의 자연 찻잎이 새로운 전통 가마솥과 새 아궁이에서 덖어져 나올  2016년 산절로야생다원의 전통 녹차, 황차, 홍차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