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은 가뭄끝에 단비가 많이 내리고 갑자기 더워지는 날이 많아서

곡성 섬진강변 산절로야생다원 찻잎들이 생기를 억누르지 못하고 금새라도 나올 듯 꿈틀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르면 다음 주말부터(15일 이후 20일 이전)는 올해 제다를 시작할 수 있을 겉 같습니다.


대개 4월 20일(곡우) 이전에 나오는 차를 '우전차'라 하여 최상품으로 꼽는데, 이는 일찍 나온 차를 가르키는 것으로서

꼭 곡우전에 나온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전'은 초의선사 말씀대로 중국 기후(정확히는 갑골문 기록이 있던 은나라 때) 기준에 따른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곡우전에 많은 찻잎이 나오기는 어렵고 입하 전후가 찻잎 따기 좋은 시기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온난화 탓으로 5월말 전후하여 찻잎이 나오고 작년부터는 산절로야생다원에서도

곡우를 전후해서도 찻잎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제는 얼마나 일찍 나온 찻잎이냐도 중요하지만, 그 찻잎을 얼마나 자연의 순리에 따르는 방법으로 제다했느냐입니다.

흔히 300도~400도의 솥에서 '구증구포'한 차를 좋은 차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그렇게 뜨거운 솥을 그렇게 여러번 들락거린 차는

자연의 순수한 향 색 미를 전해주는 차가 아니라 눓고 탄 '나물'이어서 차향이 아니라 구수한 보리 음료수나 볶은 옥수수 우린 물 맛이 납니다.


우리가 차를 왜 마시며, 2000여년 동안 선현들이 왜 차에 '도'자를 붙여가면서까지 차를 칭송했는가를 생각하면

자연의 이치를 생각하는 정성으로 만든 진정한 차를 마셔야 하는 까닭이 분명해 집니다.


산절로야생다원은 올해에도 '천지지대덕왈생'(천지 자연의 큰 미덕은 '살리는' 정신-생명기운, 역 계사전에서)이라는 자연의 메시지를 생각하며 자연의 미덕을 최대한 살리는 제다로써 진정한 차를 기대하는 차인들께 다가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