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가장 뛰어난 미덕은 향입니다. 그래서 자고이래로 사람들이 "차향"을 많이 부르짖어 왔습니다.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는 덖음차의 차향을 '구수한 향'으로 잘못 알고 있습니다.

혹자는 난향 진향 청향...등 무슨 책에 나오는 차향의 여러가지에 대해 읊곤 하면서 그것이 진실로 어떤 향인지는 잘 설명하지 못합니다. 좋은 차향이 무엇인지, 차향의 정체가 어떤 것인지 분명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식물의 잎에서 독특한 향이 난다는 것은 서양식으로 허브한 향이 있다는 뜻입니다.

이른 봄 생 찻잎을 채취할 때 찻잎을 한 웅큼 쥐어서 코에 대보면 뿅가게 하는 향이 바로 찻잎의 허브한 향입니다.

이것을 덖음차에 어떻게 최대한 살리느냐가 관건입니다.

저는 10년 동안 제다를 해오면서 이것이 숙제였습니다.

구수한 향이나 고소한 맛을 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가마솥에서 누룽지 눌리듯 하면 됩니다.

생 찻잎에 들어있는 허브한 차향을 살리는 일은 찻잎의 생태와 상태, 불의 세기, 솥안에 두는 시간, 뒤집는 속도...등 여러가지가 관건인데, 이는 수년 동안 제다자의 몸과 감으로 체득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저희는 곡성 산절로야생다원에서 첫 생산된 찻잎으로 허브한 차향을 살리는데 어느 정도 성공하였습니다.

양이 많지 않으니 꼭 필요로 하시는 분이 있다면 절실한 이유를 말씀해 주시면 시식용으로 조금 보내드리겠습니다.